마트에서 분말음료나 스프, 과자, 소스 등의 포장지를 살펴보다 보면 원재료명에서 '말토덱스트린'이라는 이름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이름만 보면 특별한 화학물질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전분을 가공해 만드는 탄수화물 계열의 식품원료입니다.

식품 원료를 이해할 때는 이름만 보고 좋거나 나쁜 원료라고 단정하기보다 어떤 원료에서 만들어지는지, 어떤 성질이 있어서 식품에 사용하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편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말토덱스트린 역시 단순히 단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재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식품 제조에서는 분말의 형태를 안정시키거나 다른 원료를 고르게 섞는 등 여러 목적으로 활용됩니다.


말토덱스트린은 어떤 원료일까?

말토덱스트린(Maltodextrin)은 주로 옥수수, 감자, 쌀, 타피오카 등에 포함된 전분을 부분적으로 분해하여 만든 탄수화물 원료입니다.

전분은 포도당 분자가 길게 연결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식품 제조 과정에서 전분을 효소나 산 등을 이용해 일정 부분 분해하면 원래의 전분보다 분자 사슬이 짧은 물질들이 만들어집니다. 이 가운데 식품에 활용하기 좋은 형태로 가공된 원료 중 하나가 말토덱스트린입니다.

외관은 일반적으로 흰색이나 미색을 띠는 고운 분말 형태입니다. 물에 비교적 잘 분산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액체나 분말 형태의 다양한 가공식품에 활용하기 편합니다.

이름에 '말토(malto)'라는 단어가 들어 있기 때문에 맥아나 맥주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사용한 전분 원료와 제조 방식에 따라 만들어지는 식품 소재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식품에는 왜 말토덱스트린을 사용할까?

가공식품을 만들 때는 맛뿐 아니라 제품의 형태와 보관성, 원료가 섞이는 정도 같은 요소도 중요합니다. 말토덱스트린은 이러한 제조 과정에서 여러 가지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용도 중 하나는 분말의 부피와 형태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아주 적은 양으로 사용되는 향료나 다른 원료를 그대로 분말 제품에 넣으면 제품 전체에 균일하게 섞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때 말토덱스트린과 같은 원료를 함께 사용하면 미량 성분을 보다 고르게 분산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액체 상태의 향이나 식품 소재를 분말 형태로 만드는 과정에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향료나 식품 추출물을 건조하여 분말화할 때 적절한 담체가 필요할 수 있는데, 말토덱스트린이 이러한 역할을 맡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제품의 점도나 질감, 분말의 흐름성 등을 조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다만 모든 제품에서 같은 이유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 용도는 제품의 제조 방식과 배합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떤 식품에서 볼 수 있을까?

말토덱스트린은 특정 종류의 음식에만 사용되는 원료가 아닙니다. 제품의 성격과 제조 방식에 따라 다양한 가공식품의 원재료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분말음료, 조미분말, 수프류, 소스류, 스낵, 시즈닝, 즉석식품 등의 원료 구성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향이나 추출물을 분말 형태로 만든 복합원료의 구성 성분으로 포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재료명을 자세히 보면 단순히 '말토덱스트린'이라고 적혀 있을 때도 있지만 다른 복합원료의 세부 성분으로 표시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식품 원재료를 살펴볼 때 제가 권하는 방식은 낯선 이름 하나만 따로 떼어 판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먼저 제품이 어떤 종류의 식품인지 보고, 그다음 전체 원재료 구성을 함께 살펴보면 해당 성분이 들어간 이유를 훨씬 쉽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루 형태의 조미식품이라면 원료를 균일하게 섞거나 분말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설탕과 말토덱스트린은 같은 것일까?

말토덱스트린과 설탕은 모두 탄수화물 계열이지만 동일한 원료는 아닙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설탕이라고 부르는 것은 주로 자당을 의미합니다. 자당은 단맛이 뚜렷하기 때문에 음식의 감미를 높이는 목적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반면 말토덱스트린은 전분을 부분적으로 분해해 만들어지며 제품에 따라 단맛이 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식품에서 말토덱스트린이 사용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설탕처럼 단맛을 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분말화, 원료의 분산, 부피 조정이나 제품의 물성을 조절하기 위한 제조상의 필요 때문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 차이를 알고 원재료명을 살펴보면 '탄수화물 원료이니 모두 같은 역할을 하겠지'라는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원재료명에서 말토덱스트린을 발견했을 때

식품 포장을 볼 때 낯선 원료가 있으면 이름 자체에 먼저 눈이 가기 쉽습니다. 하지만 원재료명을 이해하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은 한 가지 성분보다 제품 전체의 구성을 보는 것입니다.

먼저 어떤 식품인지 확인하고 원재료가 표시된 순서와 다른 구성 성분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정한 식품을 선택해야 하는 개인적인 이유가 있다면 제품 포장에 기재된 원재료명과 알레르기 관련 표시 등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같은 말토덱스트린을 사용하더라도 식품마다 사용 목적과 배합량은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재료명에 해당 단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제품 전체의 특성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식품원료를 공부할 때도 이 점이 중요합니다. 원료 이름을 외우기보다는 '이 원료는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그 성질이 식품 제조에서 어떻게 활용되는가'​라는 관점으로 보면 훨씬 기억하기 쉽습니다.

마무리

말토덱스트린은 옥수수나 감자, 쌀, 타피오카 등에 들어 있는 전분을 부분적으로 분해하여 만드는 탄수화물 계열의 식품원료입니다.

분말 식품에서 다른 원료의 분산을 돕거나 제품의 부피와 형태를 조절하고, 액체 형태의 원료를 분말화하는 과정에서 활용되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포장지에서 처음 보는 원료 이름을 발견했을 때 이름의 낯섦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원료의 출발 물질과 식품에서 담당하는 기능을 함께 살펴보면 원재료 표시를 이해하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다음 글에서는 초콜릿, 음료, 소스, 빵 등 다양한 식품의 원재료명에서 볼 수 있는 레시틴이 무엇이며 식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FAQ

Q1. 말토덱스트린은 전분과 완전히 같은 원료인가요?
아닙니다. 전분을 원료로 사용하지만 전분을 부분적으로 분해하는 공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원료의 출발점은 전분이지만 구조와 식품에서의 활용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Q2. 말토덱스트린은 단맛을 내기 위해 넣는 원료인가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제품에 따라 분말화, 원료의 분산, 부피 조정이나 물성 조절 등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사용 목적은 제품의 배합과 제조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3. 말토덱스트린은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나요?
제품 포장지의 원재료명이나 복합원재료의 세부 구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분말음료, 조미식품, 소스, 스낵류 등 여러 가공식품에서 사용될 수 있으므로 제품별 원재료 표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